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ㄹㅇㅅ 소식

선교지 소식



작성자 김은수
작성일 2010-11-18 (목) 10:52
ㆍ조회: 2977      
ㄹㅇㅅ 소식

연말에 인사드리고 이제야 소식을 전하게 되었습니다. 그간 소식 전해 드리지 못해 죄송합니다. 오늘이 며칠인지 모르고 산지 오래 되었습니다. 2009년이 시작된 지 엊그제 같은데 벌써 3월, 저희가 여기 정착한 지도 어언 9개월로 접어들고 있습니다. 간략(?)하게 몇 가지 소식 전합니다.

1. 오토바이 구입

동남아시아 대부분의 나라들이 그렇지만 이 곳 역시 대중교통이 거의 없고 또 워낙 차가 비싸다보니 사람들 대다수가 이용하는 교통수단이 오토바이입니다. 오토바이라고 해봐야 대부분 배기량 100cc 남짓 하는 반자동 스쿠터들입니다. 요즘 들어 자동차가 많아지고는 있지만 그래도 대세는 오토바이이지요. 교복 입은 청소년부터 나이 지긋한 아주머니까지 누구나 오토바이를 타고 다닙니다. 돈이 없으면 빚을 내서라도 오토바이를 삽니다. 오토바이가 없으면 어디 다닐 수가 없으니까요. 대중교통이라고 해봐야 버스가 있긴 한데, 노선도 적고 배차시간도 길어서 이용할 수 있는 사람이 그리 많지 않습니다. 저도 가끔 버스를 이용하는데, 더운 날 땡 볕 아래서 또는 퍼붓는 폭우 속에서 언제 올지 모르는 버스를 기다리는 것이 여간 어려운 게 아닙니다. 그래서 전 1시간 안쪽이면 아예 마음먹고 걸어 다니고 급할 때는 뚝뚝이를 탑니다. ‘뚝뚝’이라고 오토바이를 개조한 3륜 택시가 있는데, 가격이 매우 비쌉니다. 그나마 요새는 언어가 좀 되니까 가격 흥정에 좀 유리해졌지만, 그래도 여전히 비쌉니다. 한국에서 택시 타는 것보다 더 비싸지요. 그러다보니 대부분의 외국인들은 들어오자마자 자동차를 구입하고, 현지인들은 누구나 오토바이를 탑니다. 온 가족 4명이 오토바이 한 대에 타고 다니기도 하고, 새댁이 아기를 한 손에 안고 한 손으로 오토바이를 타기도 합니다. 워낙 오토바이를 탄다는 것 자체가 자연스러운 일상이고 누구나 다 타는 것처럼 되어 있어서 그런지 초등학생 정도 되어 보이는 아이들이 타고 다니는 것이 가끔 눈에 띄는데도 전혀 어색하지 않습니다.

어차피 장기간 이 곳에 정착해야 하고, 또 언어와 더불어 이곳 사람들의 문화에 젖어들기 위해서라도 오토바이를 구입하려고 오래전부터 계획해 두었습니다. 그런데 그동안 구입하지 않았던 것은 제게 심각한 결함(?)이 있기 때문입니다. 자전거를 못 탄다는 것이지요. 제가 자전거를 탈 줄 모른다고 말하면 사람들이 ‘정말이요?’라고 되묻습니다. ‘자전거도 안배우고 뭐했어요?’라고 물어보면 정말 할 말이 없습니다. 정말 자전거도 안배우고 뭘 한 걸까요? 제가 어려서부터 배운 것이 참 많은데, 이렇게 꼭 필요한 자전거만 빼놨지 뭡니까? 상황이 이렇다보니 결국 배우기는 배울 건데, 그 시기를 못 정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다가 최근 오토바이 구입을 다시 진지하게 생각해 보게 되었고, 아는 친구 오토바이를 빌려서 한 번 타 보았는데, 뭐 그럭저럭 탈 만 하다는 생각이 들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한 번 혼자 정리해 보았습니다. (제가 혼자서 이런 분석, 정리를 잘 합니다.)

(Q1) 위험하지 않은가?

(A1) 걸어 다니는 것도 똑같이 위험하다. 과속만 안하면 괜찮다. 그나마 도로가 한산한 편이라 운전하기 어렵지 않다.

(Q2) 도로 상태가 좋지 않은데?

(A2) 집 앞길부터 비포장이고 도로가 평평하지 않아 좀 어렵겠지만 곧 익숙해질 것이다. 누구나 다 타고 다니는데 나라고 못 탈 이유가 없지 않나?

(Q3) 어차피 자동차를 사게 될 텐데 굳이 오토바이를 살 필요가 있는가?

(A3) 자동차는 아내와 아이들의 편의가 우선이다. 내가 차를 가지고 학교가면 가족들은 집 안에서 나만 기다려야한다. 아이가 유치원에 다니기 시작하면, 내가 더 일찍 학교에 가기 때문에 어차피 아내가 차를 사용할 수밖에 없다.

(Q4) 돈은 있나?

(A4) 달라면 주신다고 약속하셨다. 말로만 한 약속이 아니라, 증빙문서도 있다. 그런 걱정 하려고 여기 나온 거 아니다. 그리고 오토바이를 타면 교통비를 절감할 수 있다.

(Q5) 초보치고는 나이가 많은데, 창피하지 않나?

(A5) 솔직히 창피하다. 안 그래도 외국인이라 주목받고 있다. 하지만 헬멧을 쓰니까 덜 창피하다.

결국 오토바이(반자동 스쿠터)를 하나 샀습니다. 사람들이 가장 많이 타고 다니는 오토바이는 중국산 저가 제품입니다. 잔고장이 많고 수명이 짧다고 하는데 그래도 싸니까 많이들 타고 다닙니다. 형편이 좀 되는 사람들은 일제 Honda를 가장 선호합니다. 가격이 중국제에 비해 3배 정도 되긴 하는데, 내구성이나 연비 면에서 워낙 우수하고 중고 가격도 좋아서 초기 구입비용만 많이 들지 Honda를 사는 것이 여러모로 더 좋습니다. 하지만 제가 워낙 초보인지라 처음부터 비싼 오토바이 몰기는 부담스러워서 여기 한국 회사 KOLAO에서 만드는 가장 싼 모델을 구입했습니다. 부품은 중국제이긴 하지만, 조립상태가 양호하고, 보증기간이나 A/S도 좋아서 중국제보다 조금 비싸도 KOLAO 것을 샀습니다. 일단 사기로 마음먹고 모델을 정하자마자 예상치 못한 후원금이 들어오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정확히 오토바이 가격 540달러가 채워졌습니다.(워낙 환율변동이 심해서 조금 어긋나긴 했지만 얼추 딱 그만큼입니다.)

여기까지가 제가 오토바이를 사게 된 경위입니다. 써 놓고 보니 별 내용은 없는데 길기만 하네요. ㅎㅎ 요새 사람 없고 차 없는 새벽마다 오토바이 타고 연습합니다. 아직 서툴기는 해도 조심조심 타다보면 익숙해지겠지요. 여러분의 사랑의 후원으로 안전하게 잘 타고 다니겠습니다. 감사합니다.

2. 우리 아이가 아파요!

지난주일(3/1) 아침부터 큰 애 은욱이에게 열이 좀 있었습니다. 대수롭게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애가 칭얼대지도 않고 컨디션도 좋아 보였으니까요. 그런데 교회 다녀오고 나서 오후부터는 애가 칭얼대면서 정신을 잘 못 차리는 것이었습니다. 열을 재어보니 39도가 넘었습니다. 콧물도 없고 기침도 없고 목 아픈 것도 없는데 열만 나고 있었습니다. 감기는 아닌 것 같은데... 별 생각이 다 들었습니다. 말라리아, 뎅기열, 알 수 없는 풍토병들... 생각이 떠오르는 것들은 막을 수 없지만, 그 생각을 붙잡느냐 거절하느냐는 내가 선택합니다. 온갖 병명들과 증상들이 떠오를 때마다 그것을 거절했습니다. 감기면 어떻고 말라리아면 어떻습니까? 나으면 되는 것인데. 어떤 질병, 증상보다 더 높으신 분의 이름으로 명령했습니다. 그리고 아이의 상황과 상관없이 약속을 붙잡았습니다. 그러나 열이 금방 떨어지지는 않았습니다. 분명 떨어지기 시작하긴 했는데, 참 더디기만 했습니다. 이때가 힘들고도 중요한 때입니다. 처음 고백하는 것은 쉽지만, 그 고백을 지키는 것은 지루한 싸움입니다. 그리고 경우에 따라서는 약을 써야하는 경우도 있지만, 그런 부분은 아버지께 물어보고 인도를 받으면 됩니다. 결국 ㄱㄷ하는 중 이미 나았다는 확신이 생겼고, 구체적으로 새벽 2시 이후에 호전되리라는 것 또한 직감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실제로 그렇게 되었습니다. 결국 아침에는 언제 아팠냐는 듯 멀쩡하게 되었습니다. 왜 갑자기 열이 났는지는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왜 열이 내렸는지는 알고 있습니다.

지난 1월에 날씨가 갑자기 추워져서 콧물을 좀 달고 살긴 했지만 아이들 둘 다 한 번도 아픈 적 없이 건강하게 살았는데 목요일(3/5)에는 또 다시 은욱이가 갑자기 토하고 심하게 설사를 했습니다. 아침에 아내가 식사준비를 하고 나와 보니 전날 저녁에 먹고 옆집 개 주려고 남겨 두었던 치킨 다리뼈들을 은욱이가 빨아먹고 있었다는데, 요새 더운 날씨에 그게 그새 상했던 모양입니다. 아내 혼자 갓난아기와 아픈 아이 둘을 다 동시에 감당할 수가 없어서 제가 공부하다가 중간에 부랴부랴 집에 돌아왔습니다. 물만 먹어도 토하고 설사도 심했습니다. 또 별 생각이 다 들었습니다. 장염, 식중독, 이질... 그리고 또 전부 거절했습니다. 결국 저녁때부터는 괜찮아졌습니다. 다음날 아침 애가 좀 몸무게가 줄긴 했지만, 잘 먹고 잘 싸고 다시 건강해졌습니다.

열악한 의료상황과 더운 나라 특유의 온갖 질병들. 불안하고자 하면 끝없이 불안할 수 있습니다. 게다가 아이가 아프기라도 하면 참 마음이 괴롭습니다. 괜히 끌고 와서 고생시킨다 싶기도 하고, 이러다가 애 잡는 거 아닌가 싶기도 하고, 별 생각이 다 듭니다. 그러나 지금까지 아버지는 저를 한 번 도 실망시키지 않으셨고, 앞으로도 그러시리라 믿습니다. 내 안에 있는 가장 높으신 분의 이름을 믿고 그 분이 제게 주신 권세를 사용하고 있는 한 문제가 제아무리 커도 그 권세보다야 크겠습니까?

재정적인 분야도 마찬가지인 것 같습니다. 한국에서는 달러가 천정부지로 오르는데 유독 여기서는 달러가 떨어지고 있습니다. 여기서 일하고 있는 교사들 모두 힘든 상황입니다. 원화로 후원금이 책정된 분들은 그 가치가 이제 절반밖에 되지 않습니다. 후원금이 달러로 책정된 분들은 본사에서 송금을 계속 미루고 안 해줍니다. 저도 환율폭등 초기에는 신경이 많이 쓰였습니다. 매일 환율 확인해보고, 계산해보고, 언제 송금 받을 것인지 예측해보고, 뉴스보고 한숨 쉬고 그랬습니다. 그러다가 내가 환경에 휘둘리고 있는 것을 알았습니다. 내가 아무리 걱정하고 염려해도 상황은 그대로이지만, 내가 미듬으로 반응하면 상황이 그 미듬을 따라오는 것을 경험합니다. ㅅㄱ지라고 뭐 대단히 다를 것도 없습니다. 다 사람 사는 곳이고, 다 문제 생기는 곳이고, 미듬 없이 살기는 어디나 힘든 곳이니까요. 여긴 적어도 의지할만한 다른 방법들이 없습니다. 선택의 여지가 없지요. 오직 미듬밖에는요. ㅎㅎ

3. 그 밖의 근황

이곳은 요새 무척 덥습니다. 낮에는 그늘에 있어도 35도, 밤에도 32도 정도 됩니다. 앞으로 5월까지는 더 더워질 전망입니다. 비가 안 온지 오래 되어서 수도가 끊기기도 하고 정전이 되는 곳도 많이 있지만, 그나마 저희 동네는 여건이 좋아서 전기는 괜찮은데, 수도는 몇 번 끊기곤 했습니다.

지난 1월에는 부모님이 오셔서 좋은 시간을 보냈습니다. 은욱이 은결이도 할아버지, 할머니의 사랑을 듬뿍 받으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고요. 특히 다 함께 동물원에 다녀왔는데, 아직도 매일 그 이야기 합니다. 저는 여전히 현지 대학교의 언어과정에 다니고 있습니다. 이 과정은 6월에 끝나고, 7월부터는 정식으로 1학년으로 입학하는 것을 고려하고 있습니다. 또 이와는 별도로 한국 선생님이 가르치는 언어 수업도 병행하고 있습니다. 아내는 이번 달부터 언어 수업을 시작하려고 합니다. 밖으로 공부를 다니는 것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과외 선생님을 집으로 모시려고 합니다. 은욱이는 한 달 전부터 배변 연습중입니다. 곧잘 하다가도 실수도 많이 합니다. 최근에는 자기 이름을 말하기 시작했습니다. 그 전까지는 스스로를 ‘형’이라고 불렀습니다. 동생은 여전히 ‘아우’라고 부르고요. 은결이는 뒤집기와 방향전환은 이미 마스터했고, 전 후진 연습을 열심히 하고 있습니다. 요새 은욱이가 은결이와 곧잘 놀아줍니다. 가끔 쥐어박기도 하지만 사이좋은 형제입니다. 기억해주시고 ㄱㄷ 해주신 덕분에 재미있게 잘 살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꾸준한 관심 부탁드립니다.

ㄱㄷ제목 (함께 고백해주세요!)

1. 이 나라에서 이 나라 언어를 가장 잘 하는 외국인이 될 것입니다.

2. 더운 날씨나 많은 모기들에도 불구하고 가족 모두 건강할 것입니다.

3. 기쁜 소식이 이 나라 곳곳 모든 종족들에게 자유로이 전해질 그 날이 곧 올 것입니다.

ps. 선교지 앨범에 사진 올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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