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ㄹㅇㅅ소식

선교지 소식



작성자 김은수
작성일 2010-11-18 (목) 10:54
ㆍ조회: 2826      
ㄹㅇㅅ소식

ㄹㅇㅅ에 온 지 이제 1년 반, 달력과 시계를 멀리하고 살아오다보니 알지 못하는 새에 벌써 한 해의 끝자락입니다. 여기는 새해가 4월이고 새 학년은 9월에 시작하는데다가 크리스마스는 공휴일도 아니다보니 연말 분위기는 거의 나지 않습니다. 때마다 철마다 알아서 바뀌어주는 4계절 속에 살다가 오직 여름인 곳에 살아서 그런지 별 감흥이 없습니다. 그저 12월에는 챙길 기념일들이 많다는 정도?

1) 조슈아 + 갈렙

지난 10월 30일 협력 선ㄱ사로 조슈아의 부모님이 ㄹㅇㅅ에 입국하셨습니다. 뒤늦게 선ㄱ에 눈을 뜨시고 소정의 훈련을 마치신 어엿한 선ㄱ사로 오신 부모님을 소개할 때마다 자식으로서 또 선배(?)로서 뿌듯하고 자랑스럽기만 합니다. 여기 계신 다른 선ㄱ사들도 다들 눈을 동그랗게 뜨며 놀라워하고 부러워합니다.

한국에서 살던 오랜 짐들 정리하시느라 고생하시고, 짐 싸 챙겨 보내느라 고생하시고, 또 오자마자 이사하느라 고생하시고... 초반에는 좀 피곤해하셨지만 선선해진 날씨와 손자들의 재롱에 금방 체력을 회복하셨습니다. 요새는 정원 구석에 텃밭까지 일구셔서 앞으로 먹게 될 맛있는 한국 야채들을 기대하고 있습니다. 아직 정확한 계획은 없지만 앞으로 중보ㄱ도로 이 나라를 섬기고, 또 저희들을 도와주시고, 기회가 닿는 대로 다른 선ㄱ사들을 돕고자합니다.

2) 이사

부모님의 동거와 더불어 조금 더 큰 집으로 이사했습니다. 원래 살던 집이 좁긴 해도 방이 3개라 억지로 살면 살 수는 있겠지만, 서로 스트레스 없이 살려면 좀 더 넓고 깨끗한 집을 구해야겠다고 마음먹었습니다. 막상 이사를 하려고하니 아내는 집이 이랬으면 좋겠다, 저랬으면 좋겠다, 원하는 게 점점 늘어만 갑니다. 거실과 주방이 트인 서구식이었으면 좋겠다, 넓은 정원이 있으면 좋겠다, 정원에는 과일 나무들이 있으면 좋겠다, 지은 지 얼마 안 되는 집이었으면 좋겠다, 집 앞에 차들이 많이 안다니는 한적하고 조용한 집이었으면 좋겠다, 등등... 그런 집은 400불 밑으로는 절대 없다고, 여긴 ㄹㅇㅅ라고, 제가 아무리 타이르고 설득을 해도 잠깐 수긍하는가 싶더니, 뒤돌아서면 이내 다시 꿈을 꾸고 있습니다.

부모님 오시기 2달 전부터 한도를 월세 400불로 정하고 집들을 보러 다녔는데, 대부분 원래 살던 250불짜리보다 못했습니다. 1년 새에 집세가 100불 넘게 올라버렸답니다. 구하다 구하다 포기하고 그냥 원래 살던 좁은 집, 방 안에 박스 쌓아놓고 어떻게든 살아보자 했는데, 부모님 도착 3일 전에 350불짜리 집이 하나 나왔답니다. 가보니 바로 그 집이었습니다. 그런 집 절대 없다고, 욕심 버리라고 면박을 줬던 바로 그 집! 지금 바로 그 집에 살고 있습니다.

체면을 구기긴 했지만, 제가 틀린 것이 얼마나 감사한지요...

3) 차량 구입

ㄹㅇㅅ에 온 지 1년 반 만에 차량을 구입했습니다. 여긴 자동차의 세금이 비싸서 한국보다 차 값이 2배입니다. 작년 달러가 강세일 때인데도 국산 경차 한 대가 새 차의 경우 13,000불이었습니다. 당시 한국 돈으로 환산하면 거의 1,800만원이나 되는 셈이지요. 중고차도 최소 10,000불은 줘야 ‘탈 만한’ 것을 살 수 있습니다. 이런 상황이다 보니 여기 선ㄱ사들 중에도 5년이 넘도록 차를 못 사는 분들도 있습니다. 대중교통이 거의 없는 상황에서 그나마 있는 뚝뚝이는 외국인에게 터무니없이 바가지를 씌우는 덕에 늘 실랑이를 해야 하고, 걸어 다니자니 너무 덥고, 자전거나 오토바이는 너무 위험하고, 차를 사자니 너무 비싸고! 이런 상황 속으로 어린 아들과 임신한 아내를 데리고 멋모르고 뛰어들었는데, 많은 사람들(특히 교민들)이 저희를 참 안쓰럽게 봤습니다. 늘 듣던 말이 ‘여기서는 차 없이는 못살아요!’였습니다. 근데 막상 저희는 별 고생 없이 살았습니다.

뚝뚝이가 너무 바가지를 씌워도 깎는 재미로 타고 다니면 되는 것이고, 너무 더워도 수백 년 전 차 없을 때부터 사람 사는 곳인데 못 걸어 다닐 리 없는 것이고, 오토바이가 너무 위험해도 다들 그거 타고 다니는데 나라고 못 탈 리 없는 것이고, 차가 너무 비싸도 돈이 그만큼 생기면 살 수 있는 것이고! (‘너무’라는 말은, 정작은 ‘안’한 것인데 마치 ‘못’한 것처럼 그럴듯하게 착각하게 해줍니다. 사람들은 ‘너무’라는 말을 너무 많이 씁니다.)

게다가 동네에 착한 뚝뚝이 기사 알게 되어 바가지 조금만 쓰고 잘 타고 다녔고, 걸어서 운동하기 딱 좋은 거리에 출근할 학교가 있었고, 자전거도 못타던 제게 오토바이 선생님이 생겨서 잘 배울 수 있었고, 차가 꼭 필요할 때면 다른 선ㄱ사들이 어디 가면서 차를 맡겨줘서 잘 사용했고!(문젯거리야 늘 있는 것이지만, 해결책도 늘 있는 것 아니겠습니까?)

이렇게 별 어려움 없이 살아왔는데, 이제는 때가 되었다는 인도가 있었고, 또 그에 맞는 후원금이 있었습니다. 식구가 6명으로 늘다보니 일반 승용차나 짚은 안 되겠고, 승합차나 미니밴 중에서 고르게 되었는데, 최종 후보는 셋, 카ㄴ발 중고, 스타렉ㅅ 중고, 그리고 일제 미니밴 중고.

최소 5년 이상 타야할 차를 고르다보니 내구성, 중고차 감가상각, 부품 비용 등을 고려해서 일제 혼다 미니밴을 사기로 결정했습니다. 모델은 정해놓고 여기 시내를 다 뒤졌습니다. 전화번호부도 없고, 인터넷은 더더욱 없고, 그저 직접 찾아가는 수밖에 없습니다. 엉덩이가 얼얼할 때까지 오토바이를 타고 뒤져서 결국 적당한 차를 물색했습니다. 더 이상 이만한 가격에 이런 차는 없다고 결론을 내렸는데, 아내는 이러쿵저러쿵 별로 중요하지 않은 것을 가지고 자꾸 트집을 잡습니다. 차 색이 흰색이라 좀 그렇다고, 시트가 좀 낡았다고... 내가 알아볼 만큼 다 알아봤다고 계약하러 가는데, 자기도 따라간답니다. 아무것도 모르면서... 참 남편을 못 믿는 아내입니다. 계약하러 가면서 물정 모르는 아내에게 중고차 시세를 알려주려고 좀 가까운 중고차가게에 한 번 들렀습니다. 대충 가격만 물어보고 얼른 가서 계약 하려는데, 아내는 구석에 있는 차까지 하나하나 다 살펴봅니다. 사려고 하는 차와 같은 모델이 하나 있었는데, 1,000불이나 더 비싼 차였습니다. 아내는 혹시 모르니까 더 깎아줄 수 있는지 흥정을 해 보잡니다. 말로는 차마 못하고 짜증 섞인 표정을 노골적으로 면전에 날려 주었습니다. 그래도 아내는 아랑곳하지 않습니다.

결론은 스코어 2-0. 또 저의 완패입니다. 연식 더 좋고(7년) 상위 등급인 녀석을 같은 가격에 업어왔습니다. 제가 1주일 걸려 찾은 것 보다 더 좋은 차를 아내는 10분만에 찾아냈습니다. 또 체면을 구기긴 했는데, 이렇게 구겨지는 거라면 자꾸 구겨서 김밥 먹고 버린 호일처럼 되어도 좋겠습니다.

차 얘기가 ‘너무’ 기네요. 워낙 큰 금액을 지출해야했고, 그러다보니 더 조심스럽고 내적인 갈등이 많았기 때문이 아닌가 싶습니다. 서둘러 마지막 얘기로 넘어가겠습니다.

4) 루앙남타

ㄹㅇㅅ의 북쪽 끝, 중국과 가까운 지역에 다녀왔습니다. 앞으로 시작할 사업 가능성을 보러 다녀왔는데, 참 끌리는 곳입니다. 무엇보다 미전ㄷ 종족들이 가장 많이 있는데도(정부의 분류에 의하면 39개 종족), 선ㄱ사는 전혀 없는 지역입니다. 비행기로는 수도에서 50분 걸리지만 차로는 16시간이 걸리는 곳, 도청소재지라고 해봐야 그저 시골 읍내 같은 그런 곳입니다. 한산한 거리에 트럭이나 경운기만 지나가는 곳, 포장된 길에서 조금만 벗어나면 닭과 돼지들이 방목되는 마을, 맨발의 아이들이 인사하고 빨래하던 젊은 엄마가 쳐다보며 웃어주는 그런 곳입니다. 그래도 큰 시장이 있고, 교원대학도 있고 사립대학도 있어서 여러 부족의 젊은이들을 한 자리에서 만날 수 있는 곳이기도 합니다. 아직 확신은 없습니다. 그저 마음이 끌리는 정도라고 할까요?

처음에는 아내와 단 둘이 다녀오려고 했습니다. 근데, 아무래도 아직 젖을 떼지 않은 둘째가 밤에 울고불고 할 것 같아서 데려가기로 했고, 가뜩이나 동생 때문에 상처 입은 큰 놈에게 또 큰 상처를 줄까봐, 그리고 우리는 이미 한 팀이고 어디를 가든 어차피 데리고 살 자식들인데 놔두고 갈 이유도 없고 해서, 3박 4일 일정으로 4식구가 비행기타고 다녀왔습니다. 게스트하우스에 숙소를 정하고 묵으면서 아이들도 건강하게 잘 지냈는데, 마지막 날 큰 아들 에녹에게 문제가 생겼습니다. 멀쩡하던 녀석이 갑자기 심하게 설사를 하더니, 급기야는 구토까지 시작했습니다. 위 아래로 막 쏟아냈습니다. 마침 절 앞에 큰 뱀 두 마리의 형상이 있었는데 탈진한 큰 아이가 그걸 보고 두려움에 빠지면서 ㅇ수님을 부인(!)하기까지 하는 패닉상태가 되었습니다. 평소에는 “ㅇ수님 최고!”라고 곧잘 따라하던 아이가 “ㅇ수님 최고 아니야!”라며 계속 뱀이 무섭다고만 하는 것이었습니다. 품에 안고 숙소로 오는 도중에도 여러 번 토하는 아이에게 계속 “ㅇ수님이 최고야. 그리고 그건 뱀이 아니라 멸치야. 멸치는 안 무서워.”라고 세뇌시키며, 한편으로는 악한0들을 꾸짖었습니다. 금방 안정이 된 아이는 잠이 들었고 잠든 아이를 바라보며 많은 생각을 했습니다.

부모가 방심하면 아이가 다칩니다. 우는 사자가 노리는 것은 겁먹은(또는 무지한) 부모에게서 버림받은 힘없는 새끼들입니다. 내가 방심하고, 내가 나태해서, 내가 ㄱ도하지 않으면, 도대체 이 사악한 세상에 버려진 나의 아이는 누가 보호한단 말입니까? 내가 보호하지 않아 괴로움 당하는 아이를 보면서 회개했습니다.

사실 선ㄱ지라고 공격이 더 심한 것도 아닙니다. 눈에 띄는 0적 공격이 아닐지라도 교통사고, 왕따, 신종플루, 간접흡연, 폭력과 음란, 얼마나 많은 유해환경들과 위험들이 우리 아이들을 노리고 있습니까? 배후에 누가 공격하는지 모르면 엉뚱한 곳을 방어하게 됩니다. 차라리 선ㄱ지는 공격이 너무 적나라해서 대처가 쉽습니다. 그저 ㅅ령의 검, 즉 말ㅆ으로 잘게잘게 다져주면 됩니다. 한 대 맞으면 열 대를 돌려주겠다는, 바로 그런 정신이 중요합니다. 조금만 공격이 있어도(혹은 그런 징후만 있어도) 놈들의 귓전에 ㅊ양과 ㅇ수님의 이름을 밤새도록 실컷 들려주는 겁니다. 아무 변화가 없는 것 같고 꿈쩍도 안하는 것 같아도 매에는 장사가 없다고, 결국에는 놈들이 못 버티고 도망갑니다. 그때까지 버티는 것이 바로 우리의 몫이겠지요. ‘0적 공격’이라는 말을 많이 쓰는데, 사실 공격하는 쪽은 저희 쪽입니다. 놈들은 방어하느라 급급한 상황입니다.

어쨌든 이놈들이 애써 방어하는 것을 보니 거기 뭔가 보물이 있는 것 같습니다. 아직 그곳으로 간다고 결정도 안했는데, 지레 겁먹고 저희를 겁주려는 것을 보면 뭔가 놓치기 싫은 귀한 것이 있는 것 같습니다. 아마 아주 귀한 0혼들이 있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더 끌립니다.

편지가 넘 길어졌습니다. 이 긴 편지 여기까지 읽으셨다면 둘 중의 하나입니다. 저희를 정말 사랑하시던지, 아니면 시간이 많으시던지.ㅎㅎㅎ 어쨌든 두 경우 모두 제가 마음 편하게 ㄱ도 부탁을 드릴 수 있겠네요~

<1> 조슈아는 12월 말에 국립대학교 1학년에 입학합니다. 요나단의 입장이 되어서 다윗과 같은 현지인 친구를 만나도록 ㄱ도 부탁합니다.

<2> 지니는 12월 말부터 어학연수 과정을 정식으로 시작합니다. 0의 일과 공부, 가사, 육아 등 여러 토끼를 다 잡으려고 합니다. ㄱ도 부탁합니다.

<3> 이곳 겨울은 한국의 가을 날씨 정도이지만, 일교차가 심하고 아주 건조해서 아이들이 감기에 잘 걸립니다. 아이들의 건강을 위해서 ㄱ도 부탁합니다.

<4> 갈렙(아버지)과 조안(어머니)의 건강과 앞으로의 사업을 위해서 ㄱ도 부탁합니다.

<5> 현재 이곳에서 동남아시안게임이 열리고 있습니다. 이 일을 통하여 나라가 발전하고 국민들에게 자부심이 생기도록 ㄱ도 부탁합니다. (아울러 게임에서 메달도 많이 따도록...)

2009년 12월 7일 ㄹㅇㅅ에서

조슈아, 지니, 에녹, 조엘 + 갈렙, 조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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