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ㄹㅇㅅ 소식

선교지 소식



작성자 김은수
작성일 2010-11-18 (목) 10:51
ㆍ조회: 1613      
ㄹㅇㅅ 소식
 

ㄹㅇㅅ 소식

 

어느새 소식을 전한지 3달이 훌쩍 되어버리고, 크리스마스와 연말 인사를 드릴 시기가 되었네요.

 

여긴 한 겨울의 날씨도 아니고, 크리스마스가 휴일도 아니고 해서 연말 분위기도 거의 나지 않습니다.

그냥 하루 하루가 엄청 빠른 속도로 달려갈 뿐입니다.

정말 오늘이 며칠인지, 때로는 달이 바뀌는 것도 모르고 살아갑니다.

그렇게 매일 살다 정신 차리고 보니 연말이 다 되었네요. 부랴부랴 늦기 전에 편지 드립니다.

 

뉴스를 자주 접하는 것은 아니지만 가끔 한국의 눈 소식과 추위 소식을 듣습니다. 한국만큼은 아니지만 여기도 꽤 춥습니다.

낮에는 여전히 25~30도 까지 올라가기도 하지만 새벽에는 10도 전후로 떨어집니다.

10도라고 해 봤자 한국에서는 지내기 딱 좋은 날씨지만, 여기 집들은 바람이 잘 통하고(틈새가 많습니다) 천장이 높은데다가 따로 난방시설이 없다 보니 새벽에 자다가 추워서 자주 깨곤 합니다.

 

지난 달, 갑작스레 추워지는 바람에 두꺼운 이불 변변히 없던 터라 큰 돈 들여서 한국에서 온풍기를 구입해서 항공으로 받았습니다.

온풍기 가격만큼의 항공우편 요금과 또 그만큼의 세금을 물고 들여오긴 했는데, 그래도 여기서 유일하게 구입 가능한 중국산 온풍기보다는 저렴한 편입니다.

중국산 저가 상품이 진출하지 못한 나라가 없을 텐데, 같은 중국산이라도 급이 여럿 있어서, 한국으로 들어가는 것은 그나마 나은 것이고, 여기로 흘러 들어오는 것들은 아주 최악의 제품들입니다.

어렵게 들여온 온풍기를 한 3일 썼는데, 여기 콘센트가 그 전기 용량을 견디지 못하고 타버리는 바람에 겁나서 사용을 못했습니다.

좀 품질이 괜찮은 콘센트를 찾아 철물점을 돌아다녀 봤지만, 어쩜 그렇게 똑 같은 제품들만 갖다 놓고 파는지... 결국 최근에야 한국에서 건너온 멀티 탭을 입수할 수 있어서 자르고 붙이고 해서 이젠 쓸만한데, 그새 날씨에 적응해서 딱히 온풍기는 달아만 놓고 있습니다.

 

오늘은 큰 아들 은욱이의 2돌 생일이었습니다.

아침에 학교 가기 전에 집사람이 써 놓은 생일카드에 몇 줄 추가하는데, 괜시리 마음이 울컥했습니다.

아들에게 미안하기도 하고, 또 고맙기도 하고, 여러 가지 많은 생각들을 했습니다.

참 감사하게도 은욱이는 여기서도 꽤 인기가 좋은 편이라, 특히 한인 교회에서는 거의 연예인 대접을 받습니다.

그러다 보니 오늘도 생일 선물로 장난감을 많이 받았습니다.

요새 은욱이가 자동차에 빠져있어서 관심 폭을 좀 넓혀주려고 기차랑 비행기랑 사 두었는데, 그만 다른 분들이 먼저 기차와 비행기를 사 주시는 바람에 제 선물은 그냥 묻혀버렸습니다.

장롱 속에 잘 두었다가 장난감 망가지면 주려는데, 곧 주게 될 것 같습니다. 여기 장난감들도 다 중국제이니까요

 

기념으로 사진 한 장 보냅니다. 찍사가 따로 없어서 타이머로 맞춰 놓았더니 자꾸 실패하는 바람에 은욱이가 짜증이 나 버렸습니다.

아무도 초대 하지 않은 생일 파티지만 기분 좀 내 보려고 풍선도 붙이고 글씨도 붙이고 했습니다.

제가 입고 있는 옷이 여기 대학교 교복입니다. 딱히 교복이라고 해 봐야 흰 와이셔츠에 교표 붙이고 넥타이 매고, 검은 바지 입으면 됩니다.

 

궁금해 하시는 분들이 있어서 팬 서비스 차원에서 입고 찍어 봤습니다. 30대 후반에 교복까지 입고 이제 고3 나이 되는 애들하고 동급생이 되어 함께 공부하고 있습니다.

 

지난 10월 초부터 여기 국립대학교의 언어연수과정(삐끼얌)에 다니고 있는데, 아직 초보적인 대화 정도 가능한 수준입니다.

 

처음에 글씨 익히느라 애를 좀 먹었습니다.

여기 글자는 자음만 33, 모음이 28개 입니다.

태국어보다는 좀 적다고 하던데, 생소하고 규칙도 없는 글자 익히는 것이 쉽지는 않았습니다.

그나마 요즘 읽고 쓰는 것은 좀 되는데 한국어에는 없는 성조가 8개가 있어서 말하기와 듣기가 좀 어렵습니다.

여기 말로는 멀다라는 말은 까이이고 가깝다까이입니다.

저희 집에서 시내 한 번 나가려면 뚝뚝이(오토바이 삼륜택시)를 타고 나가야하는데, 뚝뚝이 기사와 흥정할 때, 저는 까이까이 하면서 가까운 거리니까 15,000낍에 가자고 그러고, 뚝뚝이 기사는 까이까이 하면서 멀다고 20,000낍에 가자고 그럽니다.

 

근데 제가 가끔 헤깔립니다.

그럼 아주 우스운 상황인데도 기사는 웃지도 않고 20,000낍 받아 갑니다.

대략 5km 정도 되는 거리인데, 20,000낍이면 요새 한국 돈으로 4,000원 가까이 되니, 꽤 비싼 편이지요. 보통 현지인들은 10,000낍에 타고 다니는데, 외국인이라 바가지를 감수해야 합니다.

 

여기 사람들이 대부분 어수룩하고 친절하고 순수하긴 하지만, 도덕관념이 좀 희박한 편이라 거짓말을 잘하고 시간 개념이 희미해서 시간을 안 지킵니다.

전에 수업시간에 잠깐이라는 단어가 나와서 교수님한테 잠깐이란게 도대체 얼마 정도 시간이냐고 질문을 했더니, 2시간 이내면 잠깐이라고 했습니다.

한국인이 살기에 이 얼마나 힘든 환경입니까!

다른 언어와 문화를 배우고 생소한 환경에 적응해서 살아간다는 것, 그리고 단지 생존이 목적이 아니라 뭔가 이루어야 한다는 부담이 참 무겁기도 하지만, 한 편으로는 재미있기도 합니다.

생각하기 나름이니까요. 아무리 어려운 문제도 답은 분명히 있고, 답이 있다면 더 이상 그것은 문제가 아닙니다.

 

때로는 불안하고 때로는 포기하고 싶습니다.

외롭기도 하고 두렵기도 합니다. 비교하며 자책하며 잠을 뒤척일 때도 있습니다.

그러나 나는 답을 가지고 있습니다.

나는 앞으로 되어질 일들을 볼 수 있습니다. 내가 시작한 일도 아니고, 또 내가 끝내야 할 일도 아닙니다.

내게 의논 없이 계획하셨고, 일방적으로 약속하셨습니다. 그분은 약속을 지킬 것입니다. 근데 내가 이 좋은 것을 왜 포기하겠습니까?

 

어젯밤 바퀴벌레 3마리를 잡았습니다.

큰놈은 매미만큼 컸습니다.

세탁기 밑으로, 속으로 들어가 숨은 녀석들을 약을 뿌리고 1시간을 기다려 잡았습니다.

바퀴벌레가 아무리 큰놈이 나타나도 눈에 보이면 잡아 죽입니다.

아무리 작은 놈이라도 마찬가지로 잡아 죽입니다.

눈에 띄지 않으면 모르지만 일단 눈에 띄면 끝까지 쫓아가서 잡습니다.

못 본 척 눈 감고 지내지 않습니다. 제 마음(mind) 속에서도 같은 일이 벌어집니다.

 

염려와 걱정이 바퀴벌레처럼 기어나옵니다.

안 나오면 좋겠는데 어디선가 자꾸 나오는 걸 어떡합니까?

나오는 대로 잡아 죽이는 수 밖에요

 

근데 갑자기 이런 얘기를 왜 할까요?

저도 잘 모르겠네요. 6개월을 쉬었는데도 직업병(?)이 낫질 않았나 보네요.

 

기쁜 성탄 보내시고요, 당당하게 새해 맞으시길 기원합니다.

 

 

2008 12 23 늦은 밤 ㄹㅇㅅ에서 Joshua & Jinny / 은욱, 은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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