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젖과 꿀이 흐르는 땅으로! -ㄹㅇㅅ에서 조슈아/지니 선교사-

선교지 소식



작성자 김은수
작성일 2010-11-18 (목) 10:53
ㆍ조회: 1934      
젖과 꿀이 흐르는 땅으로! -ㄹㅇㅅ에서 조슈아/지니 선교사-
삐마이

날씨가 여전히 덥긴 하지만, 예년보다 일찍 시작된 우기로 비가 자주 와서 아침에는 조금 선선한 편입니다. 여기 날씨는 딱 두 가지입니다. 매일 비가 오는 우기와 비가 전혀 오지 않는 건기. 물론 이 곳도 기상 이변의 영향으로 우기와 건기의 경계가 허물어지고는 있지만, 여전히 둘 다 위력적(?)입니다.
지난 4월 14, 15, 16일은 이곳 새해(삐마이)였습니다. 가장 덥고 가장 건조한 때를 새로운 해의 시작으로 삼은 것입니다. 여기 사람들은 삐마이가 되면 1주일 내내 노는데, 집 앞이나 길 가에서 지나가는 행인들과 오토바이, 자동차들에 물을 뿌려줍니다. 덥고 물이 귀할 때 물을 뿌려주며 축복을 한다는 의미입니다. 요새는 등에 메는 커다란 물총(그렇게 큰 물총은 여기 와서 처음 봤습니다. 4월이 되면 가게마다 양동이와 물총들을 팝니다. 삐마이 대목이라고나 할까요?)으로 행인들을 공격하고 또 물을 봉지에 담아 자동차에 던지는 사람들도 많이 있습니다. 가끔 차 유리창이 깨지기도 하고 색소 탄 물에 흠뻑 젖어 만신창이가 되기도 하지만, 누구 하나 화 내는 사람 없이 새해를 즐겁게 맞이합니다. 아침 일찍부터 길거리 곳곳에 젊은 친구들이 모여서 서로 물을 뿌리며 흠뻑 젖은 채 한 손에 맥주병을 들고 음악을 크게(정말 크게!) 틀어 놓고 하루 종일 춤을 춥니다. 그리고 아침부터 마신 맥주로 얼큰하게 취해 집에 돌아가거나 다른 파티로 이동하는데, 절대 걸어가거나 뚝뚝(오토바이 택시)을 타고 가는 법이 없습니다. 대리 운전, 그런 거 없습니다. 낮이건 밤이건 음주 운전 단속 그런 것도 없습니다. 그리고 또 혼자 가지도 않습니다. 옆에 친구들과 얘기하며 나란히 나란히 오토바이를 달립니다. 물론 헬멧을 쓰면 친구들 얘기가 잘 들리지 않겠지요? 모두 헬멧 없이 머리 휘날리며 오토바이를 몹니다. 게다가 길 양쪽에서는 양동이로, 호스로, 때로는 강력한 물총으로 물을 쏘아댑니다. 사고가 안 날 수가 없지요. 여기는 부정적인 소식이나 통계는 일절 발표를 안 하기 때문에 정확히 알 수는 없지만, 실제로 이와 거의 동일한 쏭끄란 축제를 즐기는 옆 나라 태국의 경우, 매년 이 기간 동안 평균 사망자가 1,000명에 달한다고 합니다. 올해는 태국 정부에서 이 기간 동안 주류 판매를 전면 금지하려고 했는데, 반대가 너무 심해서 그러지 못했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상황이 이런데 어디 겁나서 나가겠습니까? 여행객들은 이런 이국적이고 생소한 축제에 신나지만, 여기 사는 사람들은 집 밖으로 나가지 않습니다. 아예 외국으로 피난 가는 분들도 있습니다. 특히 밤에는 멀리서, 때로는 바로 옆집(!) 앰프에서 터져 나오는 뽕짝 소리를 참으며 일찍 잠을 청하는 것이 상책입니다.

콩깍지를 벗으며

작년 6월 이곳으로 이주하기 전에 여러 번 다녀 갔습니다. 방문 할 때마다 수수하고 깨끗한 이 나라의 매력에 빠졌습니다. 가난하고 못살지만 자연이 아름다운 나라. 까맣고 말랐지만 정겨운 얼굴들. 눈에 콩깍지가 씌었는지 모든 것이 다 좋게만 보이고 모든 것이 다 용납될 것 같기만 했습니다. 모자라고 부족하고 없는 것들도 여행객에게는 매력적으로만 보입니다. 그러나 정작 들어와 사는 것은 전혀 다른 이야기였습니다. 연일 계속되는 더운 날씨, 비만 오면 개펄이 되는 집 앞, 아무리 막아도 들어오는 모기들, 잡아도 잡아도 끝이 없는 개미들, 문에 끼여 쥐포처럼 말라붙어있는 바보 같은 도마뱀들, 말 그대로 뱀과 전갈을 밟을 수 있는 뒷마당, 바가지 씌우는 뚝뚝이 기사들, 파는 것은 많지만 살만한 것은 하나도 없는 대형 마켓, 마스크를 뚫고 들어오는 고물 디젤들의 시커먼 매연들, 쓰레기만 내 놓으면 헤쳐놓는 동네 개들(이웃 사람들이 우리 집에서 뭐 먹고 사는지 다 알 겁니다), 백미러 안보는 운전자들(여기는 경적을 울리는 사람도 없고, 울린다고 쳐다보는 사람도 없습니다), 뻔뻔하게 돈 달라는 경찰들, 예고 없는 정전과 단수…… 사랑해서 결혼 했는데 막상 함께 살아보니 현실은 영화 같지 않다고나 할까요? 저야 아직 1년도 되지 않은 신혼(?)이지만, 서로 다르다는 현실에 적응하는 것이 그리 만만치만은 않습니다. 상대방의 문화를 인정하는 것도 쉽지 않지만, 그 문화를 받아들이는 것은 더 어렵습니다. 힘들 때는 120년 전 한국에 왔던 선배들을 생각하고, 때로는 아프리카에 가 있는 친구들을 생각합니다. 하지만 아무리 그래도 더 위생적이고 더 편리한 문화가 비위생적이고 불편한 삶의 방식을 참아내는 것을 넘어서, 그렇게 함께 ‘퇴보’하기는 쉽지 않은 것 같습니다.
문득 생각나는 것이 하나 있습니다. 다들 그렇듯이(아닌가?) 결혼 초기에 치약을 짜는 방식에 있어서 갈등이 있었습니다. 끝에서부터 차곡차곡 짜 놓으면 어김없이 가운데를 푹 눌러 공든 탑을 무너뜨리는 아내가 이해가 되지 않았습니다(물론 아내는 그런 사실을 부인합니다. 언제나 가해자는 잊어버리는 거니까요). 그러다가 발견한 방법은 치약을 따로 두 개 쓰는 것입니다! 그러나 그것은 상대방의 방식을 존중하긴 하지만 내 방식으로 받아들인 것은 아닙니다. 그저 용납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합니다. 동화가 되어야 합니다. 이곳 문화를 존중하긴 하지만 여전히 내 문화 내 방식 그대로의 ‘이방인’으로 사는 것으로는 부족합니다. 이곳 사람이 되어야 합니다. 결국 요새는 저도 치약의 가운데를 눌러 짭니다. 처음부터 차곡차곡 짜나 막판에 훑어 짜나 낭비 없이 다 쓰기는 마찬가지더군요.

거인들

문화 적응 또는 동화라는 것이 그냥 불편한 정도를 감수하는 것이라면 그렇게 어렵지 않습니다. 단지 치약 짜는 방식을 고치는 것이라면 별 어려움이 없습니다. 그러나 이 나라 사람이 된다는 것은 외국인인 제게 ‘퇴보’라는 의미이고, 또 다시 돌아 갈 수 없다는 의미입니다. 그것이 아직도 저를 망설이게 만들고 선뜻 발걸음을 내딛지 못하게 만드는 가나안의 거인들 중 하나입니다. 한 번 까매진 피부는 다시 하얘지지 않고, 자주 못 만난 사람은 기억나지 않습니다. 내가 잊혀지는 것도 고통스럽고 또 내가 잊어버리는 것도 고통스럽습니다. 두 아들을 한국인으로 키울 것인지, 현지인으로 키울 것인지도 고민스럽습니다. 결국 둘 사이의 어디쯤 어중간한 한국인이 되겠지요. 오늘도 거인들이 말합니다. “넌 돌아갈 수 없어. 광야에서 방황하다 죽을 거야. 차라리 바다를 건너지 말았어야 했어.”
물론 돌아갈 수 없습니다. 그러나 그렇다고 광야에서 살지도 않겠습니다. 나는 거인들을 무찌르고 가나안에 들어가 살겠습니다. 광야에서 사는 것은 아버지의 뜻이 아닙니다. 거인들이 두려웠던 사람들의 선택이었습니다(출 14:1-3). 믿음의 사람들이 여전히 광야에서 사는 이유는 단지 그들의 믿음보다 ‘두려움’이 크기 때문입니다. 정작 거인들이 나를 두려워하고 있는데, 웬일인지 내가 거인들을 무서워합니다. 거인들이 없는 곳을 찾다 보니 결국 광야밖에 없습니다. 거인들이 있는 이유는 그곳에 젖과 꿀이 흐르기 때문입니다. 거인들을 피하지도 않을 것이고, 남겨두지도 않을 것입니다. 거인들이 나보다 클 수 있지만, 아버지보다는 작습니다. 아주 작습니다. 나는 거인들의 말이 아니라 아버지의 약속을 선택합니다(마28:18-20). 지금 혹시 광야 같은 삶을 살고 있지는 않습니까? 저와 함께 가세요. 젖과 꿀이 흐르는 땅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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