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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여러분들께
지난 10월 28일 이 곳에 첫 눈이 왔습니다. 오전부터 조금씩 오던 비가 계속 되더니 세찬 바람과 함께 진눈깨비로 변하면서 꽤 많은 눈이 내렸습니다. 이 곳은 주택 난방 공급을 국가에서 통제하기 때문에 날씨가 추워도 난방을 할 수가 없습니다. 대개 11월 초부터 3월 말까지 난방이 나오는데 그 전에 날씨가 추워지면 각자 알아서 개별적으로 난방 기구를 사용하든지 아니면 참고 지내든지 해야 합니다. 그래서 여기서는 많은 분들이 10월부터 내복을 입습니다. 요즘 기온이 영하로 떨어져 저도 며칠 전부터 내복을 꺼내 입었습니다. 작년에는 단동보다 더 추운 심양에서 겨울을 보냈는데 올해는 그래도 심양보다 따뜻한 단동에서 겨울을 나게 되어 감사하게 생각합니다. 저를 포함하여 여기 있는 사역자들이 모두 건강하게 겨울을 지나도록 기도해 주십시오.
이 곳 소식을 말씀드리면 먼저 평양 제약공장 단지 내에 영양제를 생산하는 공장이 완공되었습니다. 11월 30일에 준공식이 있을 예정인데 한국과 미국에서 많은 분들이 준공식에 참석하기 위해 평양에 들어가게 됩니다. 그 뿐 아니라 앞으로 계속해서 우리 샘이 북한 내에서 일할 수 있는 발판이 마련된 것이므로 이 제약공장을 통해 북한 땅에 더 많은 사랑을 심을 수 있도록 기도해 주십시오.
우리 병원의 과증설 문제는 지난번 북경에서 위생부 고위담당자와의 면담 성과가 좋아 현재 병원에 대한 서류심사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계속해서 일이 잘 진행되어 꼭 과증설 허가를 받을 수 있도록, 이 일에 악한 세력의 방해가 없도록 기도해 주시기를 부탁합니다.
저는 매주 수요일 오후에 조선족 인턴과 한족 간호사와 함께 마을을 순회하며 진료를 하고 있습니다. 우선은 걸어서 갈 수 있는 마을부터 시작해서 차츰차츰 지경을 넓혀 나갈 계획입니다. 한번에 많은 가정을 방문하지는 못하지만 매주 저희가 방문하여 진료하는 분들 중에 우리의 도움을 필요로 하는 분들이 있어서 얼마나 보람이 있고 감사한지 모릅니다. 3주 전에는 간질, 고혈압, 당뇨병 환자, 2주 전에는 알콜 중독, 신장 결핵을 앓았던 환자, 지난 주에는 고혈압, 갑상선 기능 항진증, 감기몸살 환자를 보았습니다. 약을 주는 것은 물론 혈당도 측정하고 필요할 경우 병원에 데리고 와서 무료로 X-ray도 찍고 혈액검사도 해주니 얼마나 감사하고 좋아하는지 모릅니다. 얼마 전에는 병원에서 한 시간 가량 떨어진 봉성이라는 마을에 있는 장애아들을 위한 고아원을 방문하여 그 곳에 있는 아이들에게 독감 예방 접종을 해 주었습니다. 이 고아원은 앞으로 정기적으로 아니면 요청이 있을 때마다 방문할 계획입니다. 순회 진료를 통하여 우리가 섬기는 분들이 우리를 통하여 영육간에 복을 받을 수 있도록 기도해 주십시오.
여기는 옥수수 밭이 많이 있는데 얼마 전에 수확이 끝났습니다. 한국에서는 옥수수가 익으면 바로 수확하지만 이 곳은 옥수수가 다 익어도 일부만 수확하고 나머지 대부분은 마를 때까지 밭에 두었다가 다 마르면 수확을 합니다. 그것을 지켜보면서 성경에 나오는 수확에 관한 구절들에 대해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레위기 23장에는 수확의 첫열매 한 단을 먼저 하나님께 드리는 절기와 오십일 후 두번째 거둔 곡식을 바치는 절기에 관한 기록이 나옵니다. 계시록 14장에는 하나님과 어린양께 바쳐진 첫열매에 속하는 사람들과 나중에 거두어지는 곡식에 속하는 사람들에 관한 말씀이 있습니다. 이것은 같은 곡식일지라도 수확되는 때가 다른 것처럼 우리 믿는 자들도 마지막 때에 결말이 같지 않음을 보여줍니다.
저에게는 제가 첫열매에 속하는 사람이 되기를 바라는 소망이 있습니다. 또한 저는 여러분들 모두가 첫열매에 속하게 되기를 소망합니다. 하지만 그런 소망만 가진다고 해서 우리 모두가 첫열매에 속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과연 저와 여러분이 어떻게 하면 첫열매에 속할 수 있을까요? 첫열매에 속하게 되는 자격은 무엇일까요? 우리 모두 첫열매에 대한 소망을 품고 이 문제에 대해 깊이 묵상해 보는 11월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여러분 모두를 사랑하고 축복합니다. 마라나타!
땅끝에서 장철호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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